어쩌면 짝사랑일지 모르겠다. 내가 사랑하는 만큼 마아디는 내게 늘 좋은 기억만을 주지는 않았다. 낯선 공기, 낯선 공간, 낯선 사람들 사이에 이방인으로 살면서 마아디는 늘 내게 따사롭지는 않았다. 때로는 낯설고 어려울 때도 있었다. 그럼에도 나는 마아디에 정이 간다. 마아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8년이다. 그 해 여름 나는 카이로에서 인턴을 하기 위해 출국 준비를 하고 있었다. 인턴 근무지 근처에 집을 구해야 했다.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들을 나름 추려보니 3곳으로 추려졌다. 이 중에 마아디를 선택하게 된 것은 의도 된 일이 아니다. 당시에 어떤 분이 마아디에 같이 살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듣고 별로 따져보지 않고 그곳에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. 뿌연 잿빛 모래 먼지가 부는 카이로에 도착하여 ..